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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사는 세상
불륜

외박구실

by 김대머리 2016. 11. 24.

함깨 여행 한번 가자고 수번 말했지만 사정이 여의치않고 바빠서 미루고 미룬것이 수개월이 되버렸다.

만날때마다 자기는 좋은 음식도 싫고 영화보는것도 싫다고하는데 나로썬 여행 간다는일이 보통일이 아니기에 미루고 미룰수밖에없었다. 아침에 출근을하여 일을하고 저녁에 퇴근을한후 집으로가는 패턴을 십년을넘게 하였기에 느닷없이 어떤 이유도없는 외박을 한다는것은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기 때문이기도하다. 그나마 퇴근후 회사 업무때문에 잠시 늦는다든지 회식으로 늦는다는 이유는 어느정도 통했기에 그렇게 우리는 만날수있었고 만나면 서로 즐거웠다. 자기 신랑은 해외기술 파견직원이라 6개월에 한번 귀국한후 고작 한두달 집에 머무르다 다시 출국을하니 이젠 차라리 신랑이 외국에 오래 있으면 더 편하다고까지 했다. 더 놀라운것은 자기 신랑은 자기에대해 전혀 관심도없고 그저 아이들만 좋아할뿐이라 아마 파견나간 외국에 현지처가 분명히 있을거라고 입을 씰룩이며 태연스레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자기의 행위를 합리화 하기위한 말인듯보였다. 머 그렇다고 굳이 내가 그런 언급에 토를 달필요는 없을것같아 고개만 까딱하며 맞장구를 처주는게 다였다. 우리가 만난것은 초등학교 동창모임에서도 아니고 산악회에서도 아니고 무슨 댄스 교습소에서도 아니며 무슨 동호회 모임도아니고 그렇다고 학부모 모임에서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불륜이 일어난다는 통상적인 모임에서 우연찮게 만난게 아니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접촉 사고로 만나게 되었으니 이런 인연이 있을까싶다. 주차장에 주차되어있는 내차 뒷범퍼를 후진하다가 들이받고 연락한게 이렇게 되었다. 처음엔 단순히 보험처리로 끝날것 같았지만 그녀의 정직한 양심이 고마워서 차한잔 하는게 이렇게 발전된것이라 보면 될듯하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같은 아파트 단지내에서 살고있으니 만나는일은 식은죽먹듯 쉬웠다. 원래 아파트내 사람들이 워낙 많이살고 서로 관심들이없어 우린 같은 아파트에 5년이 넘게 살았음에도 한번도 본적이없다는게 신기한듯 가끔 술한잔하면서 또 이렇게 만남이 이루어진게 서로 운명이 아닐까하는 쓸때없는 농담을 주고받기도했다. 보름정도 지나면 가끔 한 두번씩 내가 전화를 하든지 그녀가 하든지 하는데 그녀는 내가 지금 무얼하는지 묻거나 자기는 지금 어디를 가고있데 차가 막힌다든지 혹은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가고 아무도없는 집에서 무얼하고 있다든지 하는 일상적인 말을 하였고 나는 그런 대화보다는 저녁에 만나자는 짦은 전화를 하였다. 그녀는 어떨땐 기꺼이 응해줄때도있고 어떤 이유로 오늘은 안되고 다음날로 미루기도하지만 결국 만나서 우리는 가벼운 술한잔을 한후 모텔로 향했다. 나는 나대로 와이프에게서 느끼지못한 다른 여자의 체취나 새로운 기분을 느껴서 좋았고 그녀 역시 수개월 남자를 느끼지못한 스트레스나 여자로써의 막힌 호르몬을 분출해 좋아한듯하다. 침대위에서 서로 한몸이되어 일상적인 대화로는 절대로 할수없는 음담패설을 하기도하고 그녀 역시 그 말을 흥분하여 약간 혼이  빠진 목소리로 받아주기도하였고 오히려 더 심한 말도 뱉기도하는데 이상하게도 섹스의 쾌감이 더 올라가 우린 서로 오르가즘을 느끼고 사정을 할수있엇다. 그녀는 이런 기막힌 성적교감을 여지껏 한번도 느껴보질못했고 지금 자기 남편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그럴것같다며 사정후 털썩 누워있는  내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만족한듯 말하는데 지금 그 기분이 오래동안 남아있기를 바라는것 같았다. 그러나 난 잠시 누워있다가 바쁘게 샤워를하고 급히옷을 입은후 시계를 보고 빨리 나가자고 하는데 그녀는 그런 내가 못마땅한지 언제나 입술을 씰룩이며 가벼운 짜증을 냈다. 이왕 함께있는거 오래 머무르고싶은 마음이라 끝나면 바로 갈 생각을 하는 내가 답답하고 서운한지 자기는 나를 만난 이유가 섹스때문이냐고 불평하기도하고 애꿋은 와이프 흉을 보기시작했다. 신랑이 늦을수도있고 외박도 할수도있는거지 그렇게 신랑을 감시하고 가두는 여자가 아직도 세상에 있는것과 또 나를 노골적으로 와이프에게 잡혀사는 샛님 취급을 하기도했다. 자기는 자기 남편을 아예 방목을하고 무슨짓을 하든 전혀 개의치않고 돈만 주면 제일 좋겟다고 했다. 이러니 그녀가 나에게 여행한번 하자고 한것도 이해가된다. 1박2일이면 충분히 여유롭고 편하며 조급함도 없거니와 함께 오래 있을수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녀의 마음이 애틋하고 나역시 한번쯤 다른 여자와 여행하는것도 색다르고 좋은 경험이라 재미있을듯하여 혼쾌히 응해주기로했다. 샤워후 옷을 갈아입고 함깨 나갈준비를 하는 그녀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만져주면서 그럼 시간한번 내보자며 내가 그 구실을 어떻게든 만들어 이번달이 넘기전에 여행을 가자고 약속을하자 모텔 엘레베이터 앞에서 청소하는 중국인 아주머니가 지나감에도 신경쓰지않고 진한 키스를해주었다.

좀 늦은 시간임에도 아무일없다는듯 집으로 들어들어가자 와이프는 아직 집에없고 아이들만 TV를 보고있어 속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큰아이에게 저녁은 먹었는지 묻자 엄마가 밥을 차려주고 나가서 먹었다고 대답을하였다. 식탁을 보니 밥그릇이나 국그릇 반찬통이 그대로 있기에 큰 아이에게 밥을 먹었으면 설겆이를 하고 치울줄도 알아야지 그대로 둔것에대해 큰 아이가 들으라고 가볍게 한소리를 하는데 불과 몆시간전 전혀 다른 여자와 모텔에서 뒹굴었던 상황이 무색하게 아주 평범한 가정의 가장으로 돌아왔다. 이윽고 설겆이가 거의 끝나갈무렵 와이프가 들어왔다. 꽉낀 청바지에 하이힐을 신었고 위에는 상큼한 블라우스에다 머리는 단정하게 모아서 위로 땋아올렸다. 평소때엔 귀걸이도 안하던 여자가 이미 뚫어진 귀에 다시 귀걸이를 하였고 화장도 제법 이쁘게 한것같았다. 오늘 회식이라 늦은다 하였는데 일찍 들어온 나를보고 짐짓놀라며 먼일로 이리 빨리들어왔는지 선수치듯 물었다. 마치 아무일없는 평범한 일상이고 직장생활이듯 술도 먹기싫고 집으로 일찍오고싶어서 2차만하고 들어왔노라고 행주로 식탁을 마지막으로 닦으며 말은 했지만 그런차림으로 왜 밖으로 나갔으며 도대체 무얼하고 이제야 들어오는지 물을려는데 무언가 찔리는지 와이프에게 물을수가 없었고 그저 이웃의 마음이 통한 여자나 만나 근처 커피숍에서 수다나 떨다온것쯤으로 믿을수밖에없었다.

출근후 일을하다 잠시 시간이 나면 어떤 이유를 만들어서 외박을 해야할지 고민을 하는데 좀체 이유를 만들수가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직장동료나 친구 초상집에 간다는것도 친척도 아니라 외박까지 할사항은 아니고 잠시 문상만 하고오면 되기에 안될듯하고 회사출장은 회사 사정을 와이프가 뻔히 알기에 그것도 안될것같다. 그렇다고 회사 동료들과 알리바이를 맞춘다는것은 나의 사생활이라 그것도 곤란할것같다. 평소 낚시같은것도 안해봐서 그 핑계대기도 어려우니 답답하기만하는데  퍼뜩 생각나는게 요즘 모든 사람들이 다 한다는 동창모임 핑계를 대면 좋겟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탁쳤다. 피차 서로 핸드폰은 아무리 부부여도 관여를 안하고 들여다보지않다는것이 이럴땐 참 좋고 다행이라 여겼다. 목요일 저녁쯤에 이번주말 고등학교 동창모임을 속초에서에서 하기로했고 토요일 오전에 각자 출발하여 이미 예약되어있는 펜션에서 만나 즐겁게 보낸후 일요일 오후쯤에 돌아오는 일정을 와이프에게 말하기로 하였다. 와이프도 오랜만에 친구들과 놀러간다는데 별다른 반대나 오해를 하지않을것으로 판단이되지만 행여 무슨 질문을 할지몰라 그 질문에 대답할 준비도 해두었다. 아뭏튼 고심후 결정한 이런 사실을 그녀에게 전화하여 날짜와 시간을 말하고 몆시쯤에 어디서 보기로 약속을 잡자 그녀는 상당히 기뻐했다. 목요일이되어 회사를 퇴근하고 집으로가 와이프가 차려준 저녁을 먹고 와이프가 깍아온 사과를 먹으며 도란 도란 이야기를하며 말을 꺼낼 기회를 찾는데  마치 깜빡잊고 말을 안했다는듯 와이프가 나를보고 큰소리쳤다.

"아 여보 이번주말 우리 초등모임이 대천에서 있는데 1박2일이야 그때 나 가야되니까 당신이 아이들좀 잘 챙겨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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