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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사는 세상
불륜

질투

by 김대머리 2016. 11. 25.

 

도대체 카카오스토리에 나온 여자가 누구냐고 나에게 앙칼지게 묻는데 화가 잔뜩 난 얼굴이다.

엊그제 친구들과 골프를 치며 필드에서 우연히 만난 한 친구의 거래처 직원들과 잠시 차 한잔하면서 찍은 사진을 보았는지 내가 전혀 

모르는 여자고 우연히 내옆에서 웃고 찍었는 모양이라며 아무리 설명을 해주어도 도무지 믿지를 못하였다. 나야 친구들과 골프를 친것과 이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푸른 필드에서  스포츠로 심신을 단련하는 건강한 모습을 다른 친구나 지인들에게 자랑하고싶어 카카오스토리에 사진을 올렸는데 그걸보고 이렇게 오해한다. 그럼 금요일 저녁 퇴근무렵 왜 자기전화도 받지않았으며 혹 바빠서 받지않았더라도 부재중 전화가 찍히면 전화를 해야하는데 왜 안했냐며 그것까지 언급하며 다그쳤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내가 니 전화오면 꼭 받아야할 이유라도있는것이며 바쁘면 안받을수도있는거지 도대체 그게 머가 문제인지 오히려 화를내자 당황한듯 아무소리 하지않았다.

행여 내가 전화를 안받더라도 일때문에 바쁘든지 아니면 다른 사정이있어서 그런가보다하고 마음 편하게 너의 일상대로 움직이라고 저번에 했던 말을 또다시 재차 해주는데 마음속으로는 끝내야겟다는 생각이 서서히 들기시작했다.

내말에 화가 풀렸는지 얼굴색이 이내 변하고선 자동차 시동을 켠후 서서히 어디론가 출발했다. 내가 초밥을 상당히 좋아한것을 알기에 여태 자기가 화낸것을 사과라도 하려는듯 강남의 유명 초밥집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새로운 장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이곳은 상당히 맛있는곳이고 자기가 먼저 이곳에서 나를위해 나의 음식취향과 맞을지 먼저 먹어보았으며 아마 나의 입맛에 딱 맞을것같아 이곳에 왔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테이블에 앉아 하나 하나 먹어가며 초밥의 맛을 음미해보자 말대로 기막히게 맛이있어 좋았다.

아까 그렇게 다투었던 감정은 언제 풀린듯 사라지고 초밥의 맛과 와사비의 상큼함에 즐거운 대화가 이어져나갔다.

SNS의 그런 사진을 보면 자기는 질투가 나고 짜증이 나서 못견디겟다며 앞으로 혹시라도 그런 사진을 절대로 찍지도말고 올리지도마라고 나에게 부탁하는데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사랑하는 남자옆에 다른 여자라도있으면 가지게되는 당연한 질투적 심리라는 말에 내심 이해할것도같아 웃으면서 알았다고 말한후 다음부터 그럴일이 없을것이라고 약속해주었다.

초밥을 맛있게 먹고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왔다. 작년에 사별하여 홀로 어렵게 아이를 키우고있는 여자동창이 성남에 식당을 개업했는데 동창으로서 한번 가보는게 좋지않겟냐는 제안이었다. 이미 갈 친구들이 열댓명 모였고 너도 갈 의사가있으면 이번주 주말쯤에 저녁 식사시간에 맞추어 그곳에서 보았으면 했다. 하지만 지금 식사중이고 옆에 지인도있어 오래통화못하니 주말 스케줄을보고 가능하면 가겟지만 혹여 다른 사정으로 못가게되더라도 편리한 시간에 혼자 가보겟다고 말한후 통화를 마쳤다. 이런 통화를 옆에서 조용히 듣다가 내가 통화를 마치자 어떤 여자며 젊은 나이인데 벌써 남편과 사별을 하였고 참 안되었으며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야하는지 걱정을 해주는듯하는데 보다 자세히 자기에게 식당을 개업한다는 초등학교 동창여자에관해 말해달라는 속마음을 알듯하여 신랑이 작년 여름 심근경색으로 저녁에 손한번 못쓰고 급사했고 아이는 딸 하나라 참 안되었는데 그나마 다행인것은 남편이 개인 사업으로 돈좀 벌어놓은것이있어서 그것으로 여태 먹고살았으나 그돈을 쓰기만하자니 안될것같아 식당을 개업해서 일을 시작한것같다고 내가 아는선에서 설명해주었다. 대화라는게 이렇다. 이왕 그 동창에대해 말이 이어지다보니 끊이질않고 계속되는데 이번 주말에 그곳에 갈것인지 나에게 물었다. 오늘은 수요일이라 아직 주말에 무슨 약속이 생길지도 모르고 또 비즈니스상 중요 거래처 담당과 골프 약속이라도 행여 생기면 못갈수도 있을것같아 확실하게 아직 모르겟다고 말하자 확실하게 갈것인지 안갈것인지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유는 그걸 알아야 자기도 나의 스케줄에 맞추어서 자기 스케줄을 조절한다고 하는데 이건 도무지 이해할수가없어서 자기일은 자기가 알아서하고 자기도 무슨일이 일어날줄 모르는데 나에게 맞춘다는게 말이되는것이며 더구나 나의 사정을 잘아는 친구들이 너와 함깨 간다면 무슨 뒷소리를 들을려고 그러는지 제발 생각좀해보라고 버럭 짜증을냈다.

그친구는 단순히 초등학교 동창일뿐이고 1년중 고작 두세번 만나는데 그것도 초등학교 모임에서나 보는것이고 별로 대화도 하지않는다고 나로썬 또 귀찮고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해주는데 아까 좋았던 기분이 끝내야겟다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왔다. 매사 하나 하나 자기말고 다른 여자가 옆에있거나 연관이 되면 극도로 싫어하고 민감하게 받아들여 짜증도 짜증이지만 도대체 왜 내 사생활까지 간섭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았다. 자기가 어디서 무슨일을 하며 누구를 만나는지 또 어떤 남자를 만나 어떻게보내는지 나는 전혀 개의치않고 관심도 없는데 유독 나에게 왜 그러는지 모르겟다. 정말 오랜만에 맛있게 먹는 초밥이 짜증이나서 넘어가지않아 그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부랴부랴 계산을하고 뛰어나와 내팔을 잡고선 내가 화가난것도 아량곳하지않고 만약 그곳에 가려거든 함께 가자고 부탁을 하는데 황당하기도하고 내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잡은 팔을 뿌리치고 그만 되었으니 넌 네 할일이나 하러가고 나는 나대로 다른곳으로 알아서 갈것이라고 말한후 택시를 잡아타고 출발해버렸다. 저번에 만날때에도 다른 여자를 결코 만나지않고있으며 지금은 오로지 너만 만나고있다고 말했고 커피숍을하는 자기 친구가 커피숍에 놀러오라고해도 한번도 가지않았고  전혀 관심조차없다고 말해주었음에도 또 오늘같은일이 벌어지니 이제 정말로 끝내야겟다는 확신이 섰다.

사실 오늘 함께 만난후 저녁 식사를하고 양평쪽으로 드라이브를한후 건물모습이 하도 고풍스럽고 예뻐 다음에 와보자고한 그 모텔에 가려 했지만 그  계획이 허사가 되어버렸다.

한숨을 푹쉬고 택시 창밖을 바라보며 깨져버린 계획을 아쉬워하는데 전화벨이 계속 울렸다. 울리는 전화벨소리보다 벨소리에 신경이 쓰여 운전을 못하실것같은 택시기사 때문에 전화를 받자 왜 자기말도 안끝났는데 택시를 타고 가버린 경우가 어디있냐며 다시 돌아오라고 큰소리쳤다. 이래저래 설명하기도 귀찮고 짜증이 났지만 너처럼 이유없이 질투가 심한 여자는 처음보았고 정도가 점점 심해지니 이정도로 깨끗이 끝내는게 서로 좋을것같고 상처없이 헤어진게 좋지않겟냐며 타이르듯 말했다. 그만 끝내자는 나의 말에 우는지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것이고 다른 여자를 안 만나는것을 자기도 알지만 계속해서 확인하고싶어서 그런것이라 이해해달라고 말하는데 난감하기기도하지만 더이상 깊어지면 큰일날것같은 생각이 불현듯 들어 무서울 정도였다. 기사가 앞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재밋다는듯 듣고있는듯하고 더이상 통화는 무의미할것 같다는것이 했던소리를 또해야하고 들었던 소리를 또 들어야하는 빙빙 도는대화가 끝없이 이어질것같아 당장에 전화를 끊고싶었다. 하지만 성격상 계속 전화질을 할것같아 달래듯 충분히 너의 마음을 알고 충분히 이해했으니까 우리만남에 대한 생각을 서로 잠시 가져보자며 다시 만나자는말로 타이른후 겨우 전화를 끊었다.

택시가 아파트 입구에 도착하자 택시비를 지불하고 총총히 걸으며 한숨을 쉬어야할 어떤 이유가없지만 깊은 한숨을쉬고 하늘을보는데 밤하늘이 잔뜩 흐린대다 별하나없다. 사실 깊은 한숨보다 어리석고 추한 자신을 탓하는 자괴감으로 머리숙여 땅바닥을 처다보아야했다. 추근 추근 로비층에 들어가자 14층인가 15층인가에 사는 노년 부부가 머가 좋은지 소곤소곤 떠들면서 음식으로 가득찬 비닐봉

지를 들고 들어오더니 이웃인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하였다. 둘이서 손을 붙잡고 껌딱지처럼 붙어다니는 둘다 키가 작은 이 노부부를 어쩌다 아파트 단지내에서 보면 늙어 청승스레 보이기만 했는데 오늘은 아무렇지않게 보인게 이상하다. 

엘레베이터가 12층에 도착하여 나역시 그분들에게 영혼없는 웃음을 짓고 잘 가시라고한후 급히 빠져나와 아파트 도어락 번호를 누르고 집으러 들어갔다. 신발을 벗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굴비를 굽는지 고소한 냄새가 나고 내가 들어온걸 벌써 알아차린 어린 아들이 아빠 하면서 반갑게 소리치며 뛰어나왔다. 어린 아들을 위해 아무것도 손에 든것이없는 이런 아빠가 머가 좋은지 좋다고 뛰어오는 어린 아들을 번쩍 안고 들어가자 부억에서 굴비를 후라이팬에 자글자글 굽고있는 와이프가 생각보다 일찍들어온 나를 보고  짐짓 놀라 바라보며 저녁은 먹었는지 묻는데 안먹었으면 금방 따뜻한밥을 차려줄거라며 어서 앉으라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천사같은 얼굴로 죄가 가득차고 위선에 찌든 나를 보고 상냥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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