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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사는 세상
남자

남자의 일생

by 김대머리 2016. 8. 31.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남자는 일합니다.
이것 저것 마다 않고 처 자식을 위해 일합니다.
그리고 즐거운 주말이 왔습니다. 남자는 토요일 아침부터 실컷 잡니다.
여우 같은 마누라가 깨웁니다. 산에 가자고 깨웁니다. 40대이니 운동을 해야한다고 깨웁니다. 남자가 아무리 발버둥치고 잘려고 해도 기어이 깨우고 맙니다.
등산복을 주섬주섬 갈아입고 죽기보다 싫은 산행을 합니다. 그렇게 1쉼터 2쉼터 3쉼터.. ...
이정도면 될것 같지만 기어이 약수터까지 가자며 등을 밀어댑니다.
남자는 더욱 피곤합니다.
왜 혼자 갈것이지 남자를 데려가는지 알수없습니다.
산에 갔다 오면 금방 저녁이 되버립니다. 이렇게 토요일은 지나버렸습니다.
일요일은 실컷 잘수있을까요?
일요일 아침이 되었나봅니다.자고 있는 남자의 이불을 경고 한마디 안하고 걷어버립니다.
탁탁 털면서 아파트 배란다 난간에 끌고가 햇볕에 말립니다.
남자는 침대 패드라도 덥고 좀더 잘려고 기를 써보지만 헬리콥터 소리의 청소기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귀를 자극합니다.
와이프에게 짜증을 낼려고 두눈을 떴더니 아들놈이 준비나 한듯 목욕가야 한다고 눈앞에
서있습니다. 이렇게 남자는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 아들놈 데리고 목욕탕에 갑니다.
그나마 거기에서 동네 남자들 만나 이런저런 대화좀하고 바둑 구경도 합니다.
생각해보니 목욕탕이 오히려 잘 쉴수있다고 생각할 찰라 와이프에게 전화가 옵니다.
적당히 씻고 집에 오라고 명령합니다. 남자는 " 알았어" 짤막하게 한마디 하고 집으로 갑니다. 가는길이 처량합니다.
남자가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을 보니 안타깝습니다. "저 내 아들도 나처럼 되겟지.."
쓴웃음이 나옵니다. 집에 갔더니 와이프는 이미 옷을 모두 갈아입고 나보고 간편한 옷을 입으라고 합니다. 어디갈려고 그럴까 생각도 잠시해보지만 보나마나 대형 마트가 목적지입니다. 아들과 대충 옷 갈아입고 자기용 기사가 되어 20분거리의 대형 마트로
 마지못해갑니다.
"아니 왜 꼭 나를 데리고 가야하냐고..혼자가도 되잖아" 라고 햇다가 남자는 혼난 기억이 있어서 찍소리도 못하고 갑니다.
"이런곳에 올땐 미리 살것을 적어놓고 사야 절약되고 시간도 아낄수있으니 그렇게 하자" 라고 하고싶지만 별 의미없습니다.
아들놈 겨울 잠바 고른다고 20여분정도 옷 매대에서 고르고 고르다 결국 안삽니다.
그래서 남자는 더욱 화가 납니다. 차라리 사기나 하지 그 20여분은 머란 말인가..
그저 생각에 그칠뿐 와이프에게 찍소리도 못합니다.
정육코너에서 모처럼 삼겹살이 먹고 싶어서 두근 살려했더니 가차없이 못사게합니다.
내가 싫어하는 쭈꾸미를 삽니다. 쭈꾸미가 남자에게 좋다는 궤변을 늘어놓습니다.
와이프는 그 큰 마트를 휘젓고 다닙니다. 남자는 그저 따라 다닙니다. 청과물 지역. 아동옷파는지역.유제품지역.육류지역.젓갈지역.라면지역.세제지역.여기저기 잘도 다닙니다.
남자는 지쳐서 모퉁이에 카트를 눈치껏 세워놓고 서성댑니다.
가만 보니 저같은 부류 남자들이 몆있습니다. 두눈엔 다크써클이 진하게 묻어있고 피곤에 찌든 얼굴입니다. 와이프가 짜증섞인 목소리로 남자만 들을수있게 외칩니다.
"거기서 뭐해? 뒤따라 와야지"
남자가 출장갈때 회사에서 대전까지 두시간이면 갑니다.
오늘 마트에서 난 대전까지갔습니다.카트 끌고 말이지요.
이렇게 토일도 비극처럼 끝나버렸습니다.
남자는 정말로 편히 쉴수 없는가 라고 자조해봅니다.
아파트 계단에 나와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켭니다. 두 모금도 빨기 전에 와이프가 들어 오라고 큰소리칩니다. 이웃에 피해준답니다. 남자에게 여지껏 피해준것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남자의 마지막 휴식내지는 여가인 컴퓨터 바둑을 두기위해 컴퓨터에 앉을까햇더니 그것 역시 아들 차지가 이미 되어있습니다.
TV는 와이프가 차지해서 침대위에 여왕처럼 누워 연속극을 보고 계십니다.
남자는 서재로 가서 책을 한권 꺼냅니다. 그리고 매우 쓴 웃음을 짓고 그 책을 읽어봅니다.
기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이라는 책입니다.
남자는 두어 줄 읽고 이내 책을 던져버립니다. 그리곤 허먼 멜빌의 백경 이라는 책을 힘차게 꺼냅니다. 거대한 바다에서 고래와 싸우는 사람들이 바로 자기라고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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