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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몸에 건강한 담배와 술

by 김대머리 2016. 10. 12.

 

 

결혼후 아이가 생겨 담배를 끊은지 시간이 꽤 오래되었다.

물론 담배 때문에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것도 주는것이지만 와이프가 싫어하는데다 가끔 나오는 마른기침과 가래가 지저분했고 추했기에 끊기로 한것이었다.

담배를 시작한것은 누구나 비슷하겟지만 고등학교시절 도대체 저게 무슨맛으로 피우나하는 호기심과 주변 친구들도 거의 대부분

피우는지라 안피우면 공부나하는 샛님 취급받을것같은 방어적 차원에 남자라면 피워야한다 라는 자기 합리화로 시작한것이었다.

더더 군다나 당시 교복세대들은 TV에서 가끔 주말의 명화때 보여주는 미국서 부영화에서 주인공이나 악당들이 말보로 담배를피우는

야성적인 모습이 꽤나 멋있기도한 이유일수도있겟다.

그러니까 백인 카우보이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멋있게보여 별로 어울릴것도없는 검정 교복을 입은체 담배를 피워야할 특별한

이유도없이 친구들과 어울려 피우다보니 중독이되고 끊을수없게 된것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간후 또 어쩌다 군대를가고 제대후 직장에 들어가서 일을 하는동안 담배는 늘 나와 함깨했다.

하나 추가된게 있다면 술이었는데 기억하기에 술 역시 담배와 그 역사가 별 차이가 없을것같다. 대학교에 갓들어간 신입생때부터 마셧으니까. 그러니까 술과 담배는 나와함깨 동고동락한 친구인 셈이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 언제나 즐거웠고 담배를 피우면 행복했다.

하지만 그런 오래된 친구를 와이프와 아이를 위하고 가정을 위해 끊어야했다. 또 이유랄것도 이유같지않은 술과 담배는 몸에 해롭고 폐암이나 간암으로 일찍 죽기때문에 가급적 한시라도 빨리 끊어야한다는 미디어의 유명의사들 권장도 이유가될것이다.

매사 다정한 남편이고 건강한 남편으로 살기위해 출근후 열심히 일을했고 퇴근하면 막바로 집에와서 와이프를 돕고 함께 아이도

돌보았다.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를 보거나 그 아이의 재롱을 보는것도 삶의 큰 낙이라는것을 느낄만했고 그 가정을위해 나를 조금

희생하는것도 소소한 행복이었다.

이런 삶이 좋은것이라고 어머니와 장인 장모까지 나를보고 칭찬을하시고 심지어 당신의 딸에게까지 넌 신랑을 잘 얻어서 복받았고

당신 역시 좋은 사위를 얻어 든든하다고 하셨다.

와이프는 그런말에 이게 다 신랑 본인을 위한길이고 가족을 위한길이며 다른 남편들도 다들 그렇게 하는게 요즘 추세라며 겸손을

떨었다. 지만 나의 이런 가식에 가득찬 삶은 얼마가지 못하였다.

그토록 오래 함깨했던 술과 담배를 끊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니 가슴이 답답하고 무언가 안정이 안되는 심적인 고통이 서서히 나를 찾아오기 시작한다는것을 느낀것은 몇주일전부터이다.

직장에서의 업무적 압박이나 여러 사람과의 관계에서오는 심적인 스트레스 그리고 무언가 탈출하고픈 욕망이 목구멍까지 타오르는데 좀체 어디서 그걸 해소해야할지 답이 나오지않았다.

아무리 와이프와 좋아도 아주 세세한 것으로 다투거나 그 다툼이 커지기도하고 내가 하는일 역시 한두번 실수로 직장에서 난처한

입장에 설때도있었고 부모님과 와이프와의 관계나 처가댁과 나와의 관계에서도 한두번씩 트러블이 생기기도했다. 물론 여러가지

잡다한 이유들이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참아야했고 늙으신 노부모에게 내색할수 없었으며 아이를 키우는 와이프에겐 매사 웃고 자상한 남편이되도록 노력을 해야만했고 어느누구에게도 나의 말못할 고민이나 스트레스에 관해 말할수가 없었다. 물론 말한다고해서 그들이 그걸 풀어줄리도없다. 그러하니 내 스스로 그걸 해소하기위해 바둑을 둔다든가 낚시광인 친구를 따라 몇일 바닷가에서 머물러 보기도했지만 좀채 풀어지지않을뿐더러 오히려 여지껏 취미생활하나 없었다는게 또다른 낙심으로 다가왔다.

어느날 회사 업무때문에 저녁 9시가 좀 지나 퇴근후 택시를 타고 집으로가는데 가슴에 심한 통증이오고 기도가 답답해 숨을 쉴수가

없었다. 

황급히 핸드폰을 들고 대학교 동아리 활동때부터 친했던 의사친구에게 전화를하니 자기집 근처로 와서 전화하면 바로 나가겟노라고

상당히 반갑게 전화를 받는데 늦은시간에 어디를 나가냐는 앙칼진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친구는 전혀 아량곳하지않고

나에게 불광동 어느4거리 무슨 빌딩까지오라며 친절하게 말해주었고 내가 그 장소를 이해를 못하고 택시 기사를 바꾸어주자 기사에게도착지를 잘 설명 해주었다.

택시를타고 가는도중 호흡도 거칠어지고 답답해 택시 창문을 열고 맞바람을 맞으니 조금 시원하고 답답함이 풀리는데 이런 나를

힐끗보던 60대 초반 정도의 택시기사가 짐짓 걱정이나 해주는듯 까스명수 한병을 마시라고 주었는데 그가 보기엔 내가 무슨 음식을

급히 먹고 체한것처럼 보였는 모양이다. 여튼 손님을 생각해주시는 서비스 정신이 고마워서 잔돈으로 남은 몇천원은 그냥 드린다고

하자 너무 즐거워하셨다.

불광동에서 어느정도 규묘를 갖추고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친구를 약속장소에서 만났고 그친구는 나름 그곳에선 유명하다는 동네

음식점에 오랜만에 나를 만나서 기쁘다며 혼쾌히 데려갔다.

이런저런 그동안 사는 이야기나 서로의 안부에대해 간단한 대화를 한후 나의 답답한 사정을 말하니 의사친구가 나에게 껄껄껄 웃으며 조언하기를 너는 너 스스로 너의 스트레스를 너의 기준보다 타인의 기준에 맟추어 너의 몸속에 가두고있고 그 스트레스를 배출을

못하니 답답하고 호흡도 거칠어진거라며 지금 당장 그걸 풀지않으면 병이 생겨 화를당하는데 그걸 풀어줄 매개채는 담배와 술밖에

없다고했다.

술이란것은 몸속의 세균을 죽이고 정화시켜주며 정신을 맑게 해주기도하며 사람이 절대 갈수없는 천국도 가끔 데려다주는것이고

담배 개피 피운후 내뱉은 연기속엔 모든 걱정 근심 스트레스가 들어있어서 이 두가지 합보다 보다 더 좋은 궁합이있으면 말해보라고 내가 따라준 소주 한잔을 단숨에 훌쩍 마시면서 큰소리쳤다.

성인의 간은 워낙 훌륭해서 소주 한병정도의 알콜은 문제도없이 하루저녁에 해독할수있고 폐역시 담배 한갑 정도의 니코친은 쉽게

중화시켜 버린다고 자료아닌 자료를 거들먹거리면서 미친듯이 먹거나 피우지만 않다면 괜찮다고 나를 안심시켰다.

이건 자기가 의사로써 자신있게 너에게 조언 하는거니 하루빨리 술과 담배를 시작해서 다시 예전의 건강을 되찾으라고 내 소주잔을 가득 채워주며 나에게 능청스레 말했다.

물론 서로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도중에 각자의 와이프에게서 늦은시간에 어디서 머를 하고있냐며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는 앙칼진 전화가 계속 왔지만 그 목소리들은 한병 두병 마시는 소주와 매운 쭈꾸미 안주에 섞여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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