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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사는 세상
일상생활

강아지 한마리

by 김대머리 2016. 11. 30.

물품을 납품할려고 거래처를 방문했는데 오랬동안 안면이 있던 암컷 백구가 새끼6마리를 낳았다.

새끼들은 태어난지 두달이 넘어 제법 움직이고 통통하게 살이쩌서 참 귀여웠다.

물품을 내리고 뒤뚱뒤뚱 기어다니는 강아지들이 하도 귀엽게 보여 바로 출발하지못하고 만지작거리자 거래처 사장님이 귀여우면 한 마리 가져가라고 하시는데 사실 사장님도 개를 엄청나게 좋아하시지만 많은 강아지를 키우자니 힘들것같고 행여 아프거나 할때 병원비며 치닥꺼리하는것이 보통 어려운일이 아니라 누구에게 줄까 고민중 마침 내가 강아지에 관심을 보이자 기회인듯 마음에 드는 강아지가 있으면 한마리 가져가라고 말했다. 개집 주변을 여기 저기 산만하게 기어다니면서 어미를 낑낑대며 부르는 강아지들중 배고픈지 내 손가락을 빨며 달라붙은 한 마리의 강아지가 귀여워 그놈으로 가져가겟다고 사장님에게 말하고 사무실에서 조그만 종이 상자를 얻은후 그 상자속에 강아지를 넣고 자동차 조수석에 두고서 어미가 오기전 급하게 트럭을 타고 출발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상한 환경에 맞닿은 강아지가 트럭 엔진의 웅웅거리는 소음소리와 차량의 흔들림에 종이박스 안에서 몸을 잔뜩 움츠린체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며 있었다. 간혹 운행중 내가 바라보고 강아지도 나를 보고 눈을 마주치면 아주 잠시 꼬리를 흔들기도하였지만 아까 출발당시 그 모습 그대로 쥐죽은듯 움츠리고있는게 불쌍해보였다. 약 30분정도 운전을하고 가는데 트럭의 움직임에 견디질 못하고 강아지가 입을 벌리고 꽥꽥거리며 멀미를 하였다. 어린 강아지가 멀미로 고생을 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보면서도 고속도로를 운행중이라 뾰족한 방법도 없고해서 계속 집으로 갈수밖에 없었고 강아지가 멀미한 토사물의 냄새가 걱정이었지만 태어난지 얼마안되고 먹은것도 별로없어서인듯 그다지 역한 냄새가 없어서 참을만했다.

늦은 시간에 집앞에 도착후 토사물에 범벅이된 강아지를 운전석 의자뒤에 수개월 방치된 수건으로 대충 닦아주고 집으로 들어갔다. 하얗고 귀여운 강아지를 들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와이프가 웬 강아지라며 깜짝 놀라며 바라보았다. 이런 갑작스런 와이프말을 자기들방에서 들은 두딸들이 우당탕 뛰어나오며 내가 들고있는 강아지를 보고선 귀엽다며 당장에 빼앗을기세다. 아이들에게 강아지가 먼 거리를 여행하느라 멀미도 심했고 더러워 목욕좀 시킨다음 보자고 애들을 타이르자 아이들이 그 목욕마저 자기들이 시켜준다며 빨리 강아지를 달라고 졸랐다. 트럭을 타고 오느라 몸도 피곤하고 쉬고싶어서 강아지를 아이들에게 맡기고 방으로 들어가자 와이프가 나에게 큰소리로 개를 만지고 개털이 묻은 몸으로 방에 들어가면 안된다며 먼저 좀 씻고 들어가라고 하였다. 거실에 양말과 웃옷을 벗고 대충 한곳에 둔후 씻을려는데 아이들은 탕속에 강아지를 놔두고 샤워기로 엄마가 쓰는 샴퓨로 목욕을 시키는데 아이들이 상당히 즐거워하고 행복해 햇다. 내가 강아지 귀에 물이 들어가면 안되니 머리쪽은 조심히 하고 몸쪽 부분을 잘 씻으라고 말하자 경쾌하게 알았다고 말하지만 내가 머를하든 말든 신경도안쓰고 오로지 강아지에게만 아이들이 집중했다.

내가 간단히 씻고 나와 간편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와이프가 차려준 저녁을 먹기위해 식탁으로 가서 앉자 아이들이 강아지 목욕이 끝났는지 수건으로 감싸안고 밖으로 나와선 헤어 드라이기로 강아지에게서 아직 남은 물기를 제거해주고있었다. 급할것도없는 저녁상을 급하게 차리고 여느때 같으면 함께 식탁에 앉아 내가 먹을때까지 이런 저런 대화를 할 와이프가 딸들이 만지작거리는 강아지에게 가서 귀엽다며 쓰다듬어주기도하고 안아주기도했다. 딸들이 강아지가 배고프면 안된다며 냉장고를 열어 여기 저기 먹을만한것을 찾자 와이프가 냉장고 한쪽 구석에서 먹다 남은 햄을 찾아 조각을 낸후 접시에 담아 가지고왔다. 강아지가 킁킁거리며 접시의 햄을 먹는데 그 모습이 귀엽기도하고 아까 멀미로 정말로 배고팟는지 금방 다 먹어버렸다. 배부른 강아지는 이내 새로운 환경이 신기한듯 코를 킁킁대며 여기 저기 다니기도하고 딸들이 부르면 귀를 쫑긋하며 그쪽으로 달려가기도하고 혼자서 아무거나 입에 걸리는 그 무엇이라도 물고선 마치 자기가 맹수인냥 머리를 이리저리 힘차게 움직여 입속의 무엇을 찢어 제낄듯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귀여워 가족들 모두 웃음바다가 되기도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강아지가 여기저기 영문을 모를 낑낑대는 소리를하며 빙빙 돌더니 소파다리옆에 쪼그리고 앉아 기어이 똥을 싸버렸다. 이에 아이들과 와이프가 놀라 기겁을하고 나에게 개똥을 치우라고 큰소리쳤다. 밥을 먹다가 느닷없는 이들의 요구에 먹는둥 마는둥 허겁지겁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강아지가 싼 똥을 치우려가면서 아이들에게 강아지가 그렇게 귀엽고 좋으면 똥 오줌도 치울줄도 알아야 진정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한소리하는데 와이프가 락스를 풀어 일정비율로 물과 희석시킨후 걸래를 들고와 마루바닥에 스며들었을지도 모를 오줌냄새나 똥냄새가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닦으라고 건네주었다. 방금전까지 귀엽다고 난리치고 서로 부둥켜 않을려는 맞는가 할정도로 와이프와 아이들이 강아지가 똥을싸는 모습을 본후 냉정함을 찾았는지 그저 바라보기만 할뿐이었다. 강아지는 여기 저기 다니면서 코를 킁킁 대기도하고 구석 구석에 머리를 들이밀고 새로운 환경을 하나 하나 알아보려는듯 돌아다니기도하고 태연하게 마치 자기집 안방인양 오줌을 갈기어놓기도했다. 나야 그 강아지를 따라다니며 강아지가 싼 오줌을 와이프가준 걸래로 닦을수밖에없었고 와이프는 머할려고 저 강아지를 집으로 가져왔냐며 아까와 사뭇다른 어조로 불평하기시작했다. 여튼 강아지는 사람들이 자기에대해 무슨소리를 하는지 관심도없고 이내 마음에 드는 장소인듯 에어컨뒤에 자리를잡고 쪼그려 앉았다. 자리를 잡은 강아지를 보고 안심하며 방에 들어가 잠을 자려는데 와이프가 저 강아지를 집에서 키울려고 가저온것은 설마 아니겟지라며 나에게 질문을 하자 그건 당연하고 단지 오늘 하루만 집에 두고 내일 공장으로 가지고 갈것이라고 말하니 안심한듯 보였다. 아까 그렇게 천진하게 강아지를 좋아하던 모습에서 이젠 강아지 한 마리 키우기가 얼마나 어렵고 병원비며 접종같은것은 어떻게 할것인지 묻기도하고 차라리 다시 그곳으로 갔다주라고 조언도했지만 나로썬 그렇게 할 수 없고 이왕 강아지를 키울려고 가지고왔으니 키워보겟다고 말한후 강아지가 조금이라도 푸근하게 잘수있도록 오래된 바쓰타울을 바닥에 깔아주고 방으로 들어와 잠을 청했다. 어느정도 잠을 잤을까 강아지가 낑낑대고 우는 소리가 깊은잠을 깰정도로 큰소리로 들리기 시작했다. 아마 어미품속이 그립든지 배가 고프든지 영문을 모르겟지만 나와 와이프는 잠도못자고 와이프는 나에게 짜증이다. 부시시 일어나 불을켜고 강아지쪽으로 가자 강아지가 사람냄새를 맡고서 꼬리를 흔들며 함깨 있어달라고 애원이다. 영락없이 강아지와 거실에서 함깨 잠자게 생겼고 그렇게 되었다.

아침에 강아지를 들고 공장에 가자 직원들이 귀엽다며 너도 나도 만지작거리고 심지어 뽀뽀도 하기도하고 미스최처럼 자기가 먹을 비스켓도 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정씨처럼 한 6개월 키워서 적당히 크면 된장발라 잡아먹으면 좋겟다고 입맛 다시는 사람도있었고 우연히 커피나 마시러 들른 옆공장 박 전무는 동양 문화권에선 동물들이 사람틈에 오래살면 사람 머리위에서 놀기에 오래 키우면 해가된다는 듣도 보도못한 전통을 들먹이기도했다. 박전무 말을 듣고보니 내심 그럴수도 있겟다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한것이 구미호라는 천년묵은 여우가 펼치는 전설의 고향이 생각나서 이기도했다. 아뭏튼 이 강아지는 여러사람에게 이런 저런 즐거움을 주든 안주든 우리틈에 끼어서 살수밖에없는 운명에 처해졌다. 선반 견습생 박군에게 근처 철물점에가서 튼튼한 개집하나 사오라고 시키고 공장 어디에 강아지를 두고 키워야할지 공장을 둘러보았다. 정문은 차들이 들락날락해서 위험해 안되고 공장뒤 한구석 양지바른곳에 개집을 놓고 키우기로 마음먹었다.

아침 식사후 남은음식을 와이프가 비닐봉투에 넣어주면 그걸 가지고 출근한다음 개에게 주어서 음식물 쓰레기를 치울수있어서 좋았고 점심은 정해진 식당에서 직원들이 밥을 먹은후 남은 잔반을 달라고해서 해결하니 그것 또한 좋았다. 인터넷을 뒤져 강아지 접종시기라든가 종류를 알아서 직접 주사를 구입하여 접종까지 마무리했다.

강아지가 크는것은 병아리가 중닭이 되듯 정말 순식간에 커지는데 살이 토실토실 오르고 어느덧 중개정도의 크기가되자 힘이넘쳐나 나를 보면 주인인지 아는듯 미친듯이 뛰어 달려오고 내 몸에 자기 몸을 비벼댔다. 신기한것은 많은 차가 공장에 들어옴에도 내차의 엔진소리를 특별히 구별하여 아는듯 멀리에서도 귀를 쫑긋세우며 꼬리를 흔드는모습이 도로가에서도 보여 기분이 좋기도했다. 내가 다가가 먹을것을 주면 잘 받아먹고 먹은후 꼬리를 흔들고 까불기도하고 이러저리 달려갔다가 뛰어오고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도 하면서 재롱을 피우고 한껏 야생의 본능을 인간에게 길들여짐에도 조금씩 있었던것이 그 많던 쥐들이 다 사라진듯하여서이다. 간혹 유튜브에서 미국인들이 집에서 기르는 개와 잠자는 침대위에서 함깨 뒹굴고 반갑게 안아주는 모습을 보면 저들은 진심으로 개를 사랑하고있고 마치 한 가족처럼 살고있구나 하는것을 느끼곤했는데 내가 바로 지금 그 모습이다. 이녀석은 나에게 아무것도 바란것도없고 그저 나를 보면 좋아할뿐이다. 아뭏튼 직원들로부터 사랑과 나에게서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잘 자라고있는 어느날 동네 어르신들 몆분이 공장에 들러 나를 찾았다. 예의를 갗추고 어르신들에게 무슨일이신지 묻자 이제 개가 강아지 차원을 넘어 성견으로 커서 묶어놓고 키워야하고 밤세워 개가 짖어대니 시끄러워 잠을 못자겟다고 하소연하셨다. 무엇보다도 행여 개가 어린 아이나 동네 주민을 물기라도하면 큰일이 아니냐며 걱정까지 해주시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르신 말씀이 일리가 있고 내가 너무 개를 풀어주고 키운것같다는 생각에 그렇게 하겟다고 약속을하자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돌아가셨다. 당장에 철물점에 가서 개 목줄을 사와 튼튼한 나무기둥에 개를 묶어두자 개가 공장뒷산이고 공장내를 활보하고 뛰어다니다가 상당히 답답한지 낑낑대고 짖어대기도하고 목줄을 끊을듯 이리뛰고 저리뛰고 발광을 하였지만 이내 자기가 처한 현실을 이해라도했거나 아니면 힘이들어 그런듯 풀이죽어 자기집으로 들어가버렸다. 개를 풀어놓고 키울때는 마음대로 여기 저기 뒷산같은곳을 다니다가 자기가 알아서 아무곳에서나 똥 오줌을 싸 걱정도 아니었는데 묶어두고키우다보니 개똥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 더구나 오줌까지 하루에도 수번 싸대 콘크리트 바닥이 독성에 부식이 생기고 똥이 한여름 뙤약볕에 딱딱하게 굳어있는대다 주변에 날파리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나야 날마다 개똥을 치우라고 어린 직원들에게 말하면 그만이었지만 그애들도 가끔 한두번 한척할뿐 서로 미루기도하고 아예 신경도 쓰지않았다. 결국 조급한 내가 개 뒤치닥거리를 했어야했다. 일주일이면 모아진 개똥이 바케스통의 반만큼 번쩍 차있고 이주일째면 바케스통이 똥으로 가득찾다. 그때면 누군가 직원한명이 바케스통을 트럭에 싣고 근처 산으로 가져가 버려야하기에 불평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개가 묶여있으니 개줄 길이만큼만 움직일뿐이라 먹는것은 똑같이 먹는대도 이상하게 야위어갔다. 개를 풀어놓고 키울땐 여기 저기 다니면서 사람이 보이면 다가가 꼬리치고 달라붙어 사람들이 좋아했고 개도 좋은듯하였지만 이제 묶어두고 키우다다보니 그렇게 개를 좋아하고 귀여워하던 사람들도 이젠 관심도없다. 심지어 간혹 개장수들의 트럭 스피커 소리를 들으면 똥과오줌 그리고 날리는 털때문에 차라리 팔라고까지 한 직원도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진짜로 하지못할듯하다. 여태 키워 정이 들대로 든 개를 보나마나 보신탕 신세가 될게 뻔한데 돈 몆만원 받고 판다는것은 양심상 있을수없는일이었다. 무엇보다도 개가 끌려갈때 그 눈빛을 절대로 볼수가 없을것 같기도해서이다. 하지만 이런 나의 개에대한 집착도 공장주인 영감님의 말씀에 어쩔수없이 버려야했으니 개한마리가 바닥을 더럽히고 냄새나며 개털이 온 사방대에 휘날려 안되겟다며 당장 개를 다른곳으로 옮기라고하셨다. 5년동안 월세한번 안올리고 요즘 경제사정이 어려워 사업하기 힘들거라며 잘 버티라고 격려해주신 영감님의 말씀을 거역하긴 힘들듯하다.이런 사정을 가끔 사무실에 놀러와 커피한잔하고 가곤하였던 건너편 전기 사장님에게 말하고 개를 키워보겟냐고 물었다. 전기사장이 내말을 듣고 자기창고에 같은 종의 암컷이 한마리 있고 금방 발정기가 될듯한데 잘되었다며 기꺼이 개를 가져가겟다고 수락했다. 다음날 트럭에 개와 개집을 싣고 전기사장님이 말한 자재창고로 도착하자 나를 반기었다.

개와 집을 내려놓고 암컷이있는곳으로 나를 안내해주고선 저놈이 우리개와 짝짓기를 할것이라고 말해주며 우리개를 잘키우겟으니 걱정마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개를 그곳에 두고 차를 타려는데 아직 무슨 영문인지도 모를 우리개가 나를 보고 왜 내가 여기있는지 묻는듯하다. 그런 개를 보고 떠나는 내 마음이 허전하고 서운하지만 어쩔수없는일이라 아무일없는듯 다시 공장으로 돌아갔다.

직원들은 개가 없어진것을 알았지만 개가 있든 없든 아무 상관도없는일이고 아무런 마음의 변화도 없는듯하다. 가끔 과자를 던져주었던 미스최만이 개가 없어짐을 조금 아쉬워할뿐이었다. 일때문에 이리치고 저리치고 거래처에 영업다니고 납품다니면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개에 대한 생각은 사라지고 가끔 불현듯 그저 잘 살고있으려니 하는 생각뿐 특별히 보고싶지도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점심때쯤에 직원들이 놀라며 나를 부르는데 우리개가 돌아왔다는것이다. 깜짝놀라 밖으로 뛰어나가보니 정말 우리개가 돌아왔지만 놀라지 않을수가없었다. 개줄이 풀려있고 누구에게 맞았는지 귀에 피가 흐르고있는데다 한쪽눈은 퉁퉁부어 감겨있었다. 개가 나를 보고 득달같이 달려와 바지가랑이속으로 들어가 자기몸을 비비고 혀를 낼름거리며 내손을 핧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종이컵에 물을 받아 주자 허겁지겁 먹고선 내옆에서 떨어지지않았다. 영문을 모른대다 화가 잔뜩나서 앞 전기 사장 사무실에 들어가 대채 어떻게 된일인지 묻는데 전기 사장 역시 상당히 놀라워했다. 우리개가 밤마다 짖어대고 주는 음식도 안먹고 친해질려고 다가서도 전혀 반응이없는대다 무엇보다 암컷을 물어 죽일려 하여 도무지 키울수없어 어쩔수없이 근처 추어탕집 사장에게 주었다고 했다. 우리 공장을 떠나 다른곳에서 개가 겪었을 일들이 상상이 갔고 하나하나 그려졌다.

알수없는곳에서 전혀 알지못하는 사람이 주는 밥을 편하게 못먹었을것이고 원래 있었던곳으로 가고싶은데 가지못한 자기를 어서 데리고오라고 밤새워 짖었을것이다. 더구나 전혀 모른곳에서 불안하고 답답해죽겟는데 다른 개가 옆에서 알짱거리고 있으니 신경이 날카로워 그 개가 다가오면 가차없이 물었을듯하다. 그러던차에 다른곳으로 또 이동을하였고 그곳 음식점 사장은 그런 개에게 절대로 관대할수없는 사람이라 시끄럽게 짖어대거나 주는 밥을 안먹고 이런 저런 스트레스로 오히려 자기를 물려고 달려들자 몽둥이로 가차없이 개를 두들겼을것이다. 음식점 사장이 여기저기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동안 개는 그 몽둥이를 피하려고 발버둥쳤고 그 발버둥에 의해 묶인 줄이 점점 느슨해지다가 오늘에서야 비로소 풀어져 이렇게 겨우 겨우 눈물나게도 예전 자기집을 기억하고 찾아온것이다. 그렇게 사람에게 머리를 처맞기도하고 눈언저리가 탱탱부었음에도 산속이나 인적드문곳으로 도망가지않고 그사람과 똑같은 나에게 찾아온다는게 마음이 찢어질듯 아팠다. 절뚝이는 다리를 조심스레 맛사지를 하며 주물러주자 아픈듯 낑낑댔지만 주인이 만저주는것을 알아서인지 편하게 누워있었다.

개 역시 우리처럼 소중한 생명을 가진 동물이라는것과 사람보다야 당연히 못하지만 개들도 감정이 있는 영리한 동물이라는것이다. 한동안 주인인 나에게 어떤 피치못할 이유이든 버림받았다는 사실에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고 개를 저지경으로 만든 사람이 정말로 증오스럽기까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먼저 개를 버렸던 내가 그들에게 왈가왈가 할 입장은 아닌것같다. 지금 내가 할일은 공장 주인 영감님에게 다시 전화를 하여 사정 이야기를 한후 양해를 구하고 다시 개를 키울수있도록 요청하는수밖에없을듯 하다. 나의 이런 피치못할 사정을 들으신 영감님도 개때문에 공장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실분은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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