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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초등학생의 직장생활.

by 김대머리 2016. 11. 24.

 

8시30분까지 출근할때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새벽 7시부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어야 했으니까요. 잠도 부족했고 일어나기가 정말 싫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9시까지 출근이니 정말 좋습니다. 어떤분이 이런 결정을 하셨는지 정말 고마우신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그분의 결정에대해 처음엔 반대하시다가 지금은 좋게 말씀을 해주신것같습니다. 사실 9시까지 출근이지만 양심상 8시50분까지는 회사로 들어가야합니다.

아침 출근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1시간정도 더 잠을 잘수있다는것은 크나큰 행복입니다. 7시50분쯤 엄마가 큰소리로 깨우시면 거뜬히 일어나 이불을 개고 양치질과 얼굴을 씻고선 식탁으로 갑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식탁에 먹기싫은 밥과 김치 된장국 그리고 계란 후라이 하나가 있습니다. 재수가 좋은날은 볶음 멸치라든가 쏘시지도 있지만 어쩌다 한번이고 매번 이런식입니다. 먹기싫어 뭉기적거리면 엄마가 큰소리로 배부른 짓거리 하지말고 밥 한공기 다 먹지않으면 직장에 못간다고합니다. 밥 안먹고 직장에 안갔으면 정말 좋겟습니다. 먹기싫은 밥을 억지로 먹고 옷을 대충입고 출근 가방을 맨후 집밖을 나오자 직장으로 출근하는 동료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멀리서 쌍둥이 동료가 나를 부르며 뛰어오더니 직장에 내야할 과제물을 준비했는지 물었습니다. 우리 사장님이 얼마나 무서운 분인데 당연히 준비했다고 하자 쌍둥이가 안심한듯 웃어주었습니다. 직장에 도착후 우리과에 들어가니 많은 동료들이 왁자지껄 떠들고있습니다. 사장님의 일장 훈시가 있고 바로 업무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을합니다. 국어 수학 영어 기타 등등 많은 업무가 기다리지만 아이들은 싫은 내색없이 그 업무를 잘 해주고있습니다. 간혹 일이싫어 빈둥거리는 동료도 있지만 사장님이 나타나면 곧바로 일을 하는체 하기도합니다. 즐거운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뛰어갑니다. 오늘 메뉴는 볶음김치에 인도카레도 나오고 순대도 선택해서 먹을수있습니다.

입속의 침을 삼키며 배터져라 먹었습니다.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이 좋아 넓은 회사 운동장에서 동료들과 정신없이 뛰놀다보니 점심시간이 끝나버렸습니다. 사무실로 들어가 다시 업무를 시작해야합니다. 오늘하루 바쁘게 열심히 일을하였더니 금방 퇴근시간이 되었습니다. 사무실 청소를 끝내고 사장님이 퇴근하라고 하시자 즐거운 마음으로 퇴근을 하였습니다. 회사밖으로 나가면 많은 소형 버스들이 회사 정문앞에서 기다리고있습니다. 수학연수원에서 온 버스도있고 태권도 연수원에서 온 버스도있습니다.

난 영어 업무처리가 부족해서 보충하러 영어 연수원에 다시 가야합니다. 우리과 동료들도 영어 업무처리 능력이 나처럼 부족한 사람들이 많은지 버스에 많이 탑니다. 연수원에 도착할때까지 동료들은 아무소리하지않고 조용히 갑니다. 회사 업무에 힘들어도 회사에서 잘 나갈려면 노력을 해야한다는것을 잘 알기때문입니다. 연수원에 도착하여 정해진 곳으로 들어가면 다른 회사에서 온 동료들도 많이 앉아있습니다. 그들도 나랑 마찬가지겟지요. 두시간정도 비몽사몽간 교육을 받고 집으로가면 5시정도 됩니다. 집안에는 아무도없습니다. 아빠와 엄마도 없고 누나도 없습니다. 가방과 옷을 대충 아무곳에 벗어둔후 일단 내방으로가 컴퓨터를 켜놓고 거실로 나옵니다. 엄마가 간식으로 호떡을 만들어 식탁위에 올려놓았지만 먼저 냉장고문을 열어봅니다. 냉장고안에 어제 시켜 먹다남은 콜라가 조금 남아있습니다. 호떡과 콜라병을 들고 컴퓨터에 앉아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합니다. 핸드폰으로 회사동료와 통화하면서 게임에서 만나자고 약속도합니다. 정신없이 게임을 하는데 중견기업 중학교에 출근한 누나가 퇴근하여 들어오더니 한심한듯 나를 처다보았습니다.

컴퓨터 게임을 하고있어서 한심하다는게 아니라 누나가 먹을 호떡까지 하나도 안남기고 먹는 내모습에 한심한듯 큰소리쳤습니다.

"야 왜 니가 다먹어 그만먹어 그걸 니가 다먹냐??"

컴퓨터 책상위에 조금 남아있는 호떡과 콜라를 훌쩍 빼앗아 가는데 째려보는 눈이 참 무서웠습니다.

"배고픈데 어떻하라고 그럼 빨리 오든가" 나도 누나에게 질수없어서 큰소리쳤지만 호떡과 콜라를 다시 빼앗을 생각은 없습니다. 이미 충분히 먹었고 그러다가 누나와 다툰 모습을 엄마가 보시는날에는 더 큰 화가 닦친다는것을 알기때문입니다. 누나가 자기방으로 들어가자 다시 난 게임을 하였습니다. 정신없이 게임을 하고있는데 밖에서 맛있는 라면을 끓이는 냄새가 났습니다. 벌떡 일어나 나가자 아까 가져간 호떡 몇개가 양이 안찼는지 누나가 라면을 끓이고 있었습니다. 나도 먹고싶어서 라면이 다 끓으면 좀 달라고 부탁하는데

 누나가 "야 미쳤냐? 너 아까 호떡 많이 먹었잖아. 라면을 또 먹냐? 싫어" 아주 단호하게 못주겟다고 나에게 말했습니다. 그정도로 말했으면 나도 포기하고 나 스스로 라면을 끓어먹을려고 했지만 누나가 "돼지같은놈이" 라고 말끝에 덧붙이자 화가 났습니다. 안줄거면 혼자먹으면 될일을 왜 그딴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안되서 "빅 싸이즈 드럼통 엉덩이가 헛소리하시네" 라고 맞받아쳣습니다. 누나가 이소리에 나보다 화가 더 났는모양입니다. "머? 야 너 그만처먹어 하도 처먹으니까 하는소리 아니야" 그러든가 말든가 난 그말 한마디 한후 내방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아빠가 누나와 말다툼하면 절대로 두번 대답을 하지말라고 조언해주셨기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아빠는 여자와 말다툼해봐야 남자만 손해고 절대로 이길수없다고 하였기때문이기도합니다. 하긴 아빠도 엄마가 머라고 하시면 한마디만 하시고 두번째는 아예 대꾸를 안하십니다. 대꾸를 해봐야 엄마에게 혼나기 때문이기도 한듯합니다. 정신없이 게임을 하고있는데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수영갈 시간이고 빨리 준비물챙겨서 수영 셔틀버스를 타라고하셨습니다. 시계를 보니 6시가 넘어 25분을 향하고있는데 깜짝놀라 부랴부랴 수영장에 갈 가방을 챙기고 밖으로나갔습니다. 다행이 셔틀버스는 오지않았고 34분이되자 버스가 도착하였습니다. 수영장에 도착후 샤워를 하고 수영복을 갈아입은후 7시 교육을 받기위해 풀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나같은 많은 다른 직장 동료들이 물속에 있고 강사가 시키는데로 준비운동부터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열심히 교육을 받고있는데 풀장밖 유리창문에 아빠가 나를 흐뭇한듯 바라보고계시고 아빠 주변에 많은 직장동료들의 엄마들이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수영을 마치고 샤워장으로 가서 탕속의 뜨거운물에 몸을 잠시 담근후 회사에서 국어 영어 수학 과학등 많은 업무나 연수원에서의 초과 근무 잔업으로인한 동안의 피로를 풀고싶고 앞으로의 업무에관해 생각을 해보기로 하였지만 밖에서 아빠가 기다리고있기에 바로 나올수밖에 없었습니다.옷을 갈아입고 나가자 아빠가 나를 보더니 기쁘게 손을 잡아주고 "우리 아들 수영잘하네. 많이 늘었다." 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킥판 두손으로 잡고 두발을 차는 연습생에 불과한데 과분한 칭찬이었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빠차를 타고 집으로 가자 엄마가 맛있는 저녁상을 차리고있는데 시장을 보고 오셨는지 식탁이 푸짐했습니다. 밥을 준비하고 삼겹살도 구워주시고 상추와 된장도 준비하셨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시원한 오이냉채는 삼겹살을 먹은후 마시면 정말 시원합니다. 엄마와 아빠가 내가 먹는 모습에 기분이 좋은지 이것저것 주셨고 엄마 아빠도 맛있게 드셔서 나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창 맛있게 먹고있는데 누나가 수학연수원에 다녀온듯

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어서와라 우리딸 여기 앉아서 먹어" 엄마가 누나를 반갑게 맞이하며 식탁의자에 앉으라고 하고 아빠도 누나를 보자 기분이 좋은듯 "공부 잘하고왔어? 배고프지 어서 먹어라" 라고하였습니다. 누나가 식탁위에 조금 남겨진 삼겹살을 보자

"아니 왜 내것은 맨날 없어? 나도 배고프단 말이야" 라고 큰소리치며 불평하는데  엄마가 당황하신듯 냉장고에서 조금 남은 삼겹살을 마져 빼시고 누나를 보여주며

"니것있으니 오해마라 지금 구워줄께 앉아" 라고하셨습니다. 내일 내가 먹을 삼겹살이 누나의 불평 한소리로 사라진것같아 서운했지만 지금 잔뜩 먹고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식을 잔뜩 먹자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내방으로 들어가 잠시 누워 쉬고있는데 엄마가 회사 업무를 진행 하라고 종용하셨습니다.

사장님이 시킨일을 끝내고 내일 회사에 가야 마음이 편하다시며 조금만쉬고 회사 업무를 시작할것을 요구하셨습니다. 엄마가 잘모르신가본데 회사 업무 뿐만아니라 연수원 업무도 있습니다. 이래저래 그 업무때문에 조금밖에 못쉬고 다시 책상에 앉을수밖에없는 내 처지가 슬펐습니다. 하지만 그 업무를 하지않으면 내가 발전할수없고 더 큰회사에 들어가서 적응하기힘들고 어렵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고 내가 보기에도 그럴것같아 기꺼이 감수하고 하기로 했습니다. 아빠가 잠시 들어오시더니 내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흐뭇하신듯

지그시 웃고 나가셨습니다. 엄마는 사과를 깍아오시고 업무가 힘들면 사과좀 먹으며 하라고 하시는데 퇴근후 집에와서도 놀거나 쉬지도못하고 회사 업무에 찌든 나를 보자 엄마도 마음이 아프신지 안타까운 미소를 지어주셨습니다.

문밖에서 엄마는 설겆이를 하시고 아빠는 청소기를 돌리고 계십니다. 누나는 자기 방에서 거울보고 여드름이나 짜고있든지 스마트폰으로 못난얼굴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셀카를 찍던지 혹은 친구들과 SNS를 즐기고있을겁니다. 이래저래 오늘 하루도 지나갑니다. 밀린  학교와 연수원 업무를 끝내고 양치질을 마치자 저녁 11시가 훌쩍 넘어가고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방에서 TV를 보고 계시는데 머가 그리 재미있는지 웃음소리가 살짝살짝 내귀속에 들립니다.

내가 호기심에 엄마 아빠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불은 꺼져 컴컴한데 TV불빛에 비친 엄마 아빠가 화들짝 놀라면서 둘이 떨어지는

모습이 순간 보였습니다. 아빠가 나에게 늦은시간이니 일찍 자라고 말씀하시는데 당황한 눈빛이 역력 하였습니다. 순간 다시는 엄마 아빠 방에 함부로 안들어가야겟다고 생각하며 방문을 닫자 화장실에 갈려는 누나가 한심한듯 나를보고

"에휴 철좀 들어라 철좀" 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불을 펴고 불을 끄고 누우니 몸이 피곤한지 잠이 솔솔 오기시작하는데 천정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내일 주말이라 오래잘수있다는 생각에 너무 좋고 행복합니다. 이렇게 오늘하루도 끝날까 싶습니다.

모두 안녕히 주무시고 주말 잘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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