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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사는 세상
自作詩

마돈나

by 김대머리 2016. 10. 12.

 

늦가을밤이라 날씨가 스산하다.
아니 스산하다기보다 춥다.
아파트 화단의 이름모를 조경수는 이미 마른잎이 아슬하게 가지에 걸터있는듯하고

그 잎들마저 세찬 바람이 하나둘 거침없이 허공에 날려버린다.
한껏 움추리며 양손을 바지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바삐 집으로 걷다가 불현듯 그자리에 멈추어섰다.
저녁 퇴근길에 만나는 이 상황이 대체 언제까지 나에게 지속될수있을까?
삶과 죽음의 간극속에서 이젠 삶보다 죽음이 더 가까울듯한 인생 여로속에서 이 꿀맛같은 추위와 늦가을밤의 정취를

볼수있는날이 대채 얼마나 남아있겟는가 말이다.
두눈속에 보이는 모든것들이 나의삶 기억의 세포속 요소요소에 알차게 들어가있기를빈다.
나와 옷깃을 스쳣거나 깊은 키스를 하였던 지난날의 마돈나들도 기억속에 진하게 머물러주길빈다.
훗날 늙어 병들고 고작 움직인다는게 창문까지 겨우 걸어가 창틀에 몸을걸쳐앉고

지나가는 차들과 바삐걷는 사람들을 보는 노구가될때

하나 하나 끄집어 추억할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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