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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무서운이야기 하나

by 김대머리 2016. 7. 27.

희영이는 고3이다.아침일찍 등교를해서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을가면 거의10시 20분가량된다. 집에가는길엔 언제나 같은 아파트단지내에 사는친구들 몆명과 함께 걸어간후 각자 아파트로 뿔뿔히 흩어지곤했다.희영이가 아파트 로비층에 다다를즈음이면 엄마는 언제나 반갑게 기다려주고있었고 두모녀가 깔깔거리며 바로 집으로 가지않고 다시 단지밖 편의점에들러 아이스크림을사거나 가벼운 야식을 먹기도했다.이날은 평소때와 다르게 오후에 새찬비가 내리고 바람도 폭풍수준으로 몰아쳤다. 수업을받는 내내빗소리와 바람소리로 공부하기가 불편할정도였다.수업이 끝나고 학교 교실을 나오자 멀리 사는 애들은 아빠가 차를가지고 오셨고 가까운 애들은 엄마가 우산을 가지고 오셨다.이럴줄알았으면 아까 애들에게 핸드폰을 빌려서 전화라도 해볼걸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잠시 저녁하늘을보니 비가 도무지 그칠것같지않고 엄마도 오지않을것같아 뛰어가기로했다.뛰어가는 동안에 천둥번개가 무섭게도 쿵쾅거리고 긁은 빗물이 희영이의 머리를 세차게 내리쳤다.희영이의 교복은 잔뜩 젖은데다 머리와 얼굴이 새찬 비바람에 헝클어져 마치 물에빠진 쥐마냥 말이아니었다.집에가면 이런 굳은날씨에도 딸이 걱정 되지않는지 오지않는 엄마에게 한소리할려고 잔뜩 벼르며 걸음을 재촉했다. 아파트에 거의 다다를즈음 희영이 눈에 엄마가보였고 평소때처럼 간단한 복장이아니었다. 이상하게도 엄마는 희영이가 한번도 보지 않았던 약간의 꽃패턴이 장식된 하얀 블라우스에 힐을신고 우산도없이 아파트 입구에서 서성거리고있었는데 전혀 이날씨에 어울리지않는 복장이라 더 이상하기도했다. 희영이가 그런엄마가 신기했는지 로비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까지 기다리는동안 엄마에게 얄궂은 농담을했다. "엄마 왜이래 비오는날? 아빠가 알아? 엄마가 희영이를보더니 가볍게 웃었다.이윽고 엘레베이터가 내려오고 두모녀는 엘레베이터를탓다. 평소라면 엄마가 9층 버튼을 누르고 희영에게 학교생활이라든지 집에 들어가면 무슨 음식을 해두어서 먹으라는 말을하곤 하였지만 오늘은 도무지 미동도없이 희영이곁에 서있기만했다. 희영이가 9층버튼을 누른후 엄마에게 왜 우산들고 학교로 빨리오지않았는지 묻는데 엄마는 이런 희영이의 물음에도 아량곳하지않고 옆으로 몸을돌려 엘레베이터내 큰 거울속에 비친 희영이를 말없이 바라보고있었다. 올라가는 잠시동안 희영이가 평소와 다른 엄마가 이상하게 느낄즈음 9층에 도착하고 엘레베이터문이 열려 나가는데 엄마가 우산을 들고 황급히 나오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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